나의 콘솔 게임 이야기 (1) - 내 돈으로 산 첫 콘솔 게임기 PC엔진 듀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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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이었다.당시 저렴한상조 국민학교 6학년이었던 나는 오락기가 갖고 싶었다.아니, 사실 그 전부터 갖고 싶었다.가정용 콘솔 게임기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던 1993년 4학년 때부터.하지만 그 당시에는 오락기들의 가격이 꽤나 부담스러웠던 시절이었기에 그걸 사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그래도 너무 갖고 싶었다.
1993년
1993년의 어느 날, 어떤 상가 건물 내에 게임매장이 하나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기웃기웃 거리고 있었다.그때는 콘솔 게임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때라서 진열 상품들을 봐도 뭐가 뭔지 구분을 할 수 없었다.그냥저냥 보는 것만으로 좋아서 구경하고 있던 내 눈에 산뜻한 느낌의 디자인을 가진 오락기가 하나 들어왔다.닌텐도의 16비트 게임기, 슈퍼패미컴이었다!!이 슈퍼패미컴은 어떤 플라스틱 서류 가방 스타일의 케이스에 본체가 들어있고, 그 옆에는 대략 10개 정도의 게임팩이 늘어져있었다.

와... 이거 하나만 있으면 게임을 몇개나 할 수 있는 거냐???
너무 갖고 싶었다.사장님께 가격을 물어봤다.가격은 단돈 5만원. 5만원만 있으면 게임팩 10개를 포함한 오락기를 갖고 놀 수 있다!!그 길로 아버지께 달려가 여차저차 이런 저렴한상조 오락기가 팩을 포함해서 5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제발 하나 사달라고 말씀 드렸다.그러나 ... 단칼에 거절하셨고, 이후로도 사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나중에 알았지만, 그 오락기는 슈퍼패미컴 디자인의 패미컴 모조품이었고, 당연히 함께 있던 팩들도 복사팩이었다.그 이후로도 몇년간은 게임잡지 같은데서 광고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는 볼 수 없게 되었다.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기억 때문에라도 어떻게든 하나 구해서 장식이라도 해놨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본 그 오락기 ... 게임엔진이다 ...


* 위 사진의 출처는이투데이 : 비슷한 시기에는 형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슈퍼알라딘보이(메가드라이브)를 사겠다고 했다.잘 모르는 오락기였지만 집에 오락기가 생기는 것 자체가 기뻤던 나는 형의 월급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형의 월급은 고스란히 아버지께로 전달되었고, 우리는 슈퍼알라딘보이를 살 수 없었다.(지금이라면 당연히 사고 말았겠지만, 그때는 그러지 못했다....)
1995년
시간이 흘러 1995년이 되었다.그때까지도 나는 콘솔 게임기를 가질 수 없었다.그저 집근처 오락실에서 오락실 게임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처지였다.그랬지만 1993년 말에 저렴한상조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콘솔 게임기를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그곳의 동네 또래들 중 몇몇이 콘솔 게임기를 갖고 있었는데, 비록 내 게임기는 아니지만 그걸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다.게다가 기종도 다양했다.재믹스, 패미컴, 메가드라이브, 슈퍼패미컴, 네오지오까지.1995년에는 플스나 새턴같은 차세대 게임기가 등장해 32비트의 시대를 열었던 시기였지만, 그곳에서는 아직까진 시기 상조였다.
(하지만 무려 네오지오를 할 수 있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였다, 차세대기가 필요없을 정도)


아무튼 그렇게 콘솔 게임기를 접하다보니 게임기들의 정보를 얻길 원했고,아랑전설2 시절에 집근처 서점에서 봤던 게임잡지가 생각나 1995년 여름 쯤부터 게임잡지를 구매하기 시작했다.맨 처음 사서 봤던 잡지는 게임월드.그리고 게임매거진, 게임챔프.게임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3개의 잡지를 다달이 사서 봤었다.게임잡지를 보며 콘솔 게임기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각 기종별로 인기있는 게임들도 하나둘 알게 되었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3종의 게임잡지 중에 제대로 된 잡지는 게임매거진 하나 뿐이었다.게임월드나 챔프는 내용의 수준이.....지금보면 책을 진짜 대충 만들었네싶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 시절엔 저렴한상조 그것도 소중한 정보였다)그리고 1995년 12월말 겨울방학이 되었다.그동안 알게 된 정보들로 이번엔 진짜 슈퍼패미컴을 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때만 해도 플스, 새턴의 본체 가격이 꽤나 비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본체가 저렴한 슈패를 사기로 한 것이다. (물론 그것도 중고로)그래서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하루 40부 정도를 돌렸는데, 어려서인지 나에게 떨어진 할당량이 그것 밖에 되지 않았다.양이 적다보니 한달을 해도 고작 4만원 밖에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그리고 방학이 끝났다...하지만 하루 1~2시간이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1년 동안 신문배달을 했었다.
1996년
1996년 중학생이 되었고, 여름방학이 되었다.신문배달도 반년을 넘게 해서 어느 정도 일이 손이 익은 시점이었다.방학이라 시간도 많겠다, 국장님(이때는 신문 대리점?의 사장님을 국장님이라 불렀다)께 여름방학이니 할당량을 늘려달라고 말씀 드렸다.이때는 사고 싶은 게임기가 바뀌었던 시점이었다. PC엔진으로...방학기간동안 내 물량을 3배로 늘렸고 (그래봐야 150부...) 한달동안 미친듯 뛰어다녔다.그리고 한달 뒤...손에 15만원 정도가 들어왔고 그 길로 바로 PC엔진이 있는 게임매장을 찾아갔다.그런데 지금 저렴한상조 생각하니 어느 매장에서 샀는지가 가물가물하다.몇년 전까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헷갈린다.이래저래 짜내서 생각해보니 대연동에 있는 "게임천지" 라는 곳에서 PC엔진 듀오-R을 중고로 구매한 것 같다.중고라고 해도 당시에 PC엔진 시리즈가 비싼 기기였기 때문에 내 돈으로 사기에 꽤나 빠듯했던 것 같다.그래서 그런지...PC엔진의 조이패드 대신 다훈전자에서 나오는 스틱 하나와 본체(+전원어댑터, 영상케이블)만 받아왔다.그리고 돈이 부족해 게임은 사지 못했다...아무튼 그렇게 구매한 PC엔진 듀오-R이 내돈내산의 첫번째 콘솔 게임기가 되었다.
보관을 엉망으로 해서 색이 많이 바랬다 ... 여기저기 상처도 많고 ... 어뎁터가 없어서 안켜본지가 20년이 넘어간다


게임은 못 샀지만 아주 기뻤다.내돈으로 산 첫 게임기이기도 하고, 당시에 중고라도 꽤나 비싸게 거래되던 기기가 PC엔진이었기에 그나마 저렴하게 그렇게라도 구매한게 너무 좋았다.그리고 32비트 게임기들과 똑같이 CD를 매체로 사용하는 부분도 32비트 게임기를 갖지 못하는 아쉬움을 대체하기에 아주 좋았다.하지만 문제는 게임이 없었다는 것...PC엔진의 전원을 켜면 시스템 화면? 그런 화면이 나오는데, 게임이 없으니 한동안 그냥 그 화면만 저렴한상조 볼 수 밖에 없었다.이후에 신문배달로 받은 월급으로 게임을 사기로 했다.지금이라면 하나하나 사서 차곡차곡 모아놓을텐데 그때는 돈이 없어서 게임을 몇개나 사서 보유할 여유가 없었다.그래서 하나 사서 해보고 아니면 다른 걸로 바꾸거나, 아니면 인기없는 싼 게임을 사거나... 그런 식으로 몇개의 게임을 해보게 되었다.그 중에서도 그 당시 가장 해보고 싶었던 PC엔진용 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은 "바람의 전설 제나두 2" 였다.전투에서 격투게임처럼 커맨드를 넣어 공격한다는 게 너무 재미있어보였다.그래서 그걸 가장 먼저 사고 싶었는데, 출시된지 오래되지 않은 신작이라 가격이 비쌌다.그래도 하고 싶어서 방법을 알아보고 있던 찰나, "바람의 전설 제나두1" 중고가 눈에 들어왔다.바로 구매했다.비록 2는 아니지만 같은 시리즈니까 비슷하겠지 싶은 마음이었다.이 게임도 게임천지에서 샀었나?게임천지가 집에서 꽤 먼 거리였는데,&nbsp당시에 PC엔진을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거기를 자주 갔던 것 같다.(지금의 부산공고 근처에 있었다, 1999년까지는 가봤던 기억이 나는데...)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집에 와서 바람의 전설 제나두1 시디를 넣고 PC엔진 전원을 켜고 저렴한상조 게임을 시작했다.아...????? 이거 뭐니?????그래픽도 별로고, 전투도 몸통박치기???초반부부터 상상과 너무 달랐던 게임에 몹시 실망을 했다.그냥 돈 더 모아서 2를 살걸....그 길로 나는 제나두1을 처분해버리고 다른 게임을 가져왔다.제나두1을 처분하고 가져온 게임이 뭐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니까, 이제부턴 PC엔진으로 구매했던 게임들을 나열하겠다. (몇개 안된다)제나두1 이후 프린세스메이커1을 가져왔다.(이건 수정동에 있던 삼성게임플라자에서 샀던 것 같다. 여기 사장님이 괜찮았던 것 같았다는 기억이 남아있다...)이건 재밌게 했다.다만 패드가 없어서 다운전자 조이스틱으로 플레이해야했기에 조작이 불편한 게 많았지만 그래도 재밌게 했다.그 다음에 ...봄버맨'94, 여신천국1, 모터로더MC 정도를 사서 해봤던 것 같다.(해봤던 PC엔진 게임이 더 있다고 해도 이것들 외에는 생각이 안난다)
모터로더MC / 이미지 출처는 닌텐도홈페이지 :


여신천국은 PC엔진에서는 유명하다고 하길래 샀는데 내 취향에 영~~~ 아니올시다였고,모터로더MC는 조종기가 하나밖에 없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했던 레이싱게임이었다.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재밌게 했던 것은 봄버맨94.이건 지금까지 내가 했던 봄버맨 게임 중에 가장 많이 했고, 두번째로 재미있게 저렴한상조 즐겼던 게임이었다.봄버맨94 때문에 이후의 봄버맨 게임들도 많이 즐겼던 것 같다.(하지만 이후의 봄버맨 게임 중 재밌었다고 할만한 건 새턴으로 출시되었던 "새턴 봄버맨 파이트" 뿐...나머지는 봄버맨94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담으로 PC엔진용 봄버맨94는 슈퍼패미컴용 슈퍼봄버맨3와 내용은 똑같다)1996년에는 PC엔진을 위주로 게임을 하긴 했지만,1년전과 다르게 주변에 차세대기인 플스나 새턴을 가진 또래가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그러면서 PC엔진에 이 이상의 돈을 써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이제는 대세 게임기로 넘어가야 한다!!시간이 흘러 드디어 32비트 게임기를 사게 되었다.32비트 게임기를 사게 된 이야기는 다음에....* 참고PC엔진은 초기에 Hu카드라는 이름의 카드를 게임매체로 사용했다.이후에 CD-ROM&sup2라는 주변기기가 발매되면서 CD 매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내가 했던 게임들 대부분이 CD 게임이었고, 봄버맨94만이 Hu카드 게임이었다.다른 CD들은 전부 결혼 이후 분실했지만, 뭣 때문인지 봄버맨94 만큼은 아직도 갖고 있다.
휴카드의 생김새는 아래의 사진을 참고.






...
원래 봄버맨94 포스팅을 하려던 글인데, 생각난 김에 PC엔진 듀오R을 구매할 때 당시의 이야기를 써봤다.
내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저렴한상조 하나하나 남겨놔야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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